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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수계산

 시조(始祖)와 비조(鼻祖)

시조는 제일 초대의 선조로서 즉 첫 번째의 조상이며, 비조는 시조이전의 선계 조상 중 가장 높은 사람을 일컫는 말인데 시조 이전의 계가 없을 경우에 한하여 시조를 정중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이를 비조라고 말하는 수도 있다.

 

 중시조(中始祖)

시조이하의 쇠퇴하였던 가문을 다시 일으킨 조상, 즉 쇠퇴한 가문을 다시 중흥시킨 조상을 중시조로 추존(追尊)하는 것인데, 이는 온 종중의 공론(公論)에 따라 정하게 되는 것이며, 자파 단독의 주장으로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선계(先系)

선계라 함은 시조 이전, 또는 중시조 이전의 조상을 일컫는 말이다.

 

 세계(世系)

세계란 시조로부터 대대로 이어가는 계통의 차례를 말하는 것이다.

 

 세(世)와 대(代)

시조를 일세로 하여 차례로 따져서 정하는 것이 세이며, 자기를 뺀 나머지를 차례로 따지는 것이 대이다. 예컨대 부자의 사이가 세로는 2세이지만 대로는 1대이다. 시조로부터 14세손이 되는 사람은 시조가 13대조이며, 시조에게는 13대손에 해당하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세와 대를 같은 뜻으로 착각 혼용하고 있으나 이것은 엄연히 구별되어 있다. 즉 세는 자기까지 합수하여 계산한 대수이며, 대는 자기를 빼고 바로 윗대 아버지까지를 합수하여 계산한 대수를 말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고조는 나의 4대조이다. 나는 고조의 4대손이다. 이 경우는 자기가 합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를 써야하며, 세로 표시할 경우는 자기가 합수되기 때문에 5세조 또는 5세손이라는 계산이 되나 가까운 선조에는 세를 쓰지 아니하므로 5세조(고조)는 4대조라 한다.

 

 선대(先代)와 말손(末孫)

본래 선대란 말은 조상의 여려 대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나, 보첩에 있어서의 선대라 함은 시조 이후 상계 조상을 총괄적으로 말하는 것인데, 이를 선계라고 일컫는 사람이 더러 있는 듯 하나 이는 잘못이다. 그리고 선대라는 말에 반(反)하여 후대 즉 하계의 자손들은 말손이라고 하며 이들에 대한 보첩의 부분을 손록(孫錄)이라 한다.

 

 함자(啣字)와 휘자(諱字)

현재 우리나라 이름은 대개 호적명 하나로써 모든 것에 통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예전 풍습에 의한 인명을 살펴보면, 어렸을 때 부르는 아명(兒名), 그리고 관례를 거행하면 관명 (冠名) 즉 자(字,) 다음에는 보첩에 올리는 행명(行名)(항명), 그밖에 따로 행세하는 별호(別號) 등이 있다. 그런데 관명(자)은 관례(성년식) 때에 미리 빈(주례자)을 선정하여 예식의 주재를 청탁하면 주례자는 예식을 거행함과 아울러 자를 지어 주는 것이다.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아명:효중, 관명(자):우빈, 행명:영서, 호:송석 율악 그리고 웃어른의 명자를 말할 때 생존한 분에 대하여는 함자라고 하며, 작고한 분에 대하여서는 휘자라고 하거니와, 명자를 부를 때에는 웃어른의 이름에 대하여서는 함자이건 휘자이건 글자 사이마다 字자를 넣어서 부르거나, 글자를 풀어 읽어서 말하기도 한다. 예: 순룡, 순자, 순임금 순자 용룡자 등


또 우리가 다른 사람을 높여서 존대할 경우에는 아무씨, 아무선생 혹은 무슨옹 등의 존칭사를 쓰는데 이는 그 경우에 따라 쓰이는 곳이 다음과 같이 각각 다르다.

 - 씨(氏) : 성명 또는 이름 밑에 붙이며, 아호에는 붙이지 않는다.

 - 선생(先生) : 성명 또는 아호 밑에 붙인다.

 - 공(公) : 남자의 성, 아호 또는 관작 밑에 붙인다.

 - 옹(翁) : 남자노인의 성 또는 성명 밑에 붙인다.

 - 장(丈) : 남자의 직함이나 아호 밑에 붙여서 어른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인데 노인장․존장․형장․종장 등으로도 쓰인다.

 

 항렬(行列)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이름에 돌림자를 가지고 있다. 형제들은 형제들대로, 아버지의 형제나 할아버지의 형제는 또 그들대로 이름자 속에 돌림자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상 같은 세대에 속하면 사촌이든 육촌이든 팔촌이든 같은 돌림자를 씀으로써 형제 관계를 표시하고 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성명 석자를 보면 그가 그 씨족의 어느 세대에 속하는 가를 쉽사리 알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혈족의 방계에 대한 대수를 나타내는 돌림자가 곧 항렬(行列)이다. 그래서 웬만한 사람들은 설령 자기 집안의 내력이나 족보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자기의 윗대나 아랫대의 항렬자가 무엇인가 쯤은 상식으로 알고 있게 마련이다. 흔히 초면 인사를 하면서 동성동본이면 서로 항렬을 비교해 보고 할아버지뻘이라느니, 조카뻘이라느니 하고 촌수를 따져보는 일을 보는 데 구태여 족보를 캐지 않더라도 항렬자만을 보면 금방 알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항렬이 자기의 세대보다 윗대이면 「항렬이 높다」고 표한하고, 아랫대이면 」항렬이 낮다」고 말한다. 그런데 항렬은 장손(혹은 종손) 계통일수록 낮고, 지손 계통은 높은 것이 통례이다. 장손계통은 지손계통에 비해 세대의 교체가 빠르기 때문이다. 가령 같은 형제라도 맏이는 일찍 태어나 먼저 장가를 들고, 막내는 나이차만큼 늦게 장가들게 마련이다. 심하면 맏이가 손자 볼 때쯤 해서야 막내는 겨우 장가를 들게 되는 일도 많다. 따라서 맏이에서 맏이로 이어지는 장손계통은 지손계통보다 세대의 교체가 빠르고, 항렬자의 사용진도가 그만큼 앞당겨지므로 항렬이 낮아지게 된다.


흔히 「배(腹)안의 할아버지」라는 말을 듣는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가 항렬은 높아서 할아버지뻘이 된다는 뜻이다. 항렬은 단순히 이름의 돌림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조상의 몇 대손이 되는가를 표시하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 지금도 집안에 따라서는 항렬을 나이에 우선시키고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항렬 높은 사람에게는 윗사람 대접을 하고 또 항렬이 낮은 사람에게는 말을 낮추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른바 장유유서(長幼有序)라는 것도, 동족 간에서는 항렬이 높은 사람이 장(長)이며, 낮은 사람은 유(幼)가 되는 것이다.